[오소마츠상]소설 번역/카라마츠 사변

[오소마츠상][카라마츠 사변] 마지막 말은

자몽ㅇ 2020. 6. 9. 01:24

 

 

 

 


 

 

 

 

마지막 말은

 

 

 

여섯 쌍둥이라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인가 보다.

토도마츠가 인터넷에서 조사해 가르쳐 준 것으로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

무려 약 40억분의 1 확률이라고 한다. 그렇게 드문 여섯 쌍둥이로 태어난 나는 장남 오소마츠의 다음... 여섯 쌍둥이의 차남으로서 태어났다.

 

 

나의 남동생인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말하지 않아도 알려진 아카츠카 시의 여섯 쌍둥이.

스무 살이 넘도록 일하지 않고 니트 생활을 하고 있는 쓰레기다.

 

 

"저기 카라마츠 형"

 

 

 

거울을 들여다보고 오늘의 머리를 다듬고 있을 때 느닷없이 말을 걸어온 것은 토도마츠였다.

한 시간 전에 데이트한다고 집을 나갔을 막내 동생이 눈앞에 있었다.... 왼쪽 볼에 아파보이는 상처를 내고.

가만히 어리둥절해 있으니 토도마츠가 오른손에 든 거울을 집어들었다.

 

 

 

"... 에?... 토도마츠?"

 

"아- 엄청 아프네에"

 

"아.. 그 상처는?"

 

 

 

카라마츠의 말에 토도마츠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띤다.

 

 

"들어봐. 완전 최악이라구. 데이트 전에 갑자기 양아치들을 만나버려서.... 이런 얼굴로는 데이트 못하겠지?"

 

"... 아아"

 

"그러니까 옮기게 해 줘."

 

 

어릴 때는 언제나 나쁜 짓만 하고 주위 어른들을 골탕 먹이기 일수였다. 학생이 되면서 조금은 안정됐지만 가끔 악동 시절을 떠올린 듯 다른 학교에 싸움을 걸고 다닐 때도 있었다.

 

 

강하다던 여섯 쌍둥이지만 싸우면 물론 다치는 곳은 무조건 따라오기 마련이다.

특히 오소마츠는 싸움의 빈도가 높아 자주 찰과상 정도부터 푸른 멍까지 만들어 돌아올 때가 많았다. 그런 상처가 끊이지 않는 몸이지만 가끔씩 상처가 말끔히 사라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 대신 여섯 쌍둥이의 누군가의 몸에 오소마츠와 같은 장소에 상처가 생긴다. 마치 오소마츠의 상처를 옮긴 것처럼....

 

 

아니, 사실은 옮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소마츠가 팔에 상처를 입었다고 치자, 그 상처는 여섯 쌍둥이 누군가가 옮겨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마법 같은 능력.

하지만 여섯 쌍둥이니까, 라는 말로 모두 납득해 버리는 것이 우리들이었다. 이런 능력은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장남인 오소마츠가 말했기에 그 건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곤란하기 때문에 여섯 쌍둥이 사이의 비밀이 되어, 지금도 여섯 쌍둥이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아, 시간이 없어! 그럼 갔다 올게."

 

"아아, 조심해야 된다"

 

 

 

짓궂은 현관문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토도마츠는 나에게 상처를 옮기고 데이트 시간이 거의 다 됐다며 서둘러 나갔다. 감사는 없었고, 이미 익숙한 광경이었다.

 

 

 

"....."

 

 

 

거울 속 내 얼굴에는 심한 상처가 생겨있었다. 조금 전까지 토도마츠의 오른쪽 뺨의 상처가 옮겨 왔다는 증거다.

 

 

뺨만 뿐만이 아니라 잇몸까지 욱신욱신 쑤시고, 심지어 어제 옮겨진 자리까지 둔통을 호소하여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제는 세 사람이 오소마츠의 다리에 실수로 뜨거운 물을 끼얹어 버렸기 때문에 반강제로. 이치마츠는 고양이가 할퀸 상처를, 쥬시마츠는 야구하다가 팔을 부딪친 타박상을.

그 전에는 쵸로마츠에게 손이 베인 상처를 받았다. 

 

 

내 몸에는 모두가 입은 상처로 채워져, 나아도 금방 받아 버리기 때문에 새 상처가 끊이지 않는다. 

그것은 내 몸이 6 쌍둥이 중에서 가장 빨리 낫고 튼튼하다는 것도 있지만, 상대가 말하면 거부할 수 없는 성격의 탓일까, 혹은 히에라르키 최하위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히에라르키:서열관계가 정돈된 피라미드형의 체계를 뜻하는 말.)

 

 

욱신욱신 아픈 몸을 끌어당겨 일과가 된 진통제를 삼켰다.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줄어들어 조금은 편해질 수 있다.

 

 

 컵에 비친 나의 모습은 상처투성이고, 심하게 엉망진창으로 보여 그런 나를 속이는 듯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

 

 

 

 "... 오늘의 나도 멋지구나!"

 

 

 

 

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석양이 아름다웠었다.

 

 

눈앞에 있는 건 나를 제외한 5명. 즐거운 듯이 웃으며 마치 5명이서 완전체라고 하는 듯 한 풍경.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만신창이인 나는 포함되지 않는다.

 

 

 

일의 발단은 치비타가 나를 유괴한 것이었다. 매번 외상으로 먹던 치비타의 어묵의 빛이 드디어 백만 엔대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폭발한 치비타가 나를 유괴해 몸값 요구했다.

 

바다 위에서 에서 나무에 묶인 나는 집에 전화를 하는 치비타에게 측은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 6 쌍둥이 중에서 히에라르키 최하위인 나를 누군가가 도와줄 리가 없어.

 

 

 

"카라마츠가 죽을 수도...!" 

 

"네 잘못 걸었습니다."

 

 "하!? 이 자식아!"

 

 

 

 알고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아주 조금..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누가 도와주러 와주는 것을.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전화를 받아주지 않고 결국 배에게 지는 정도. 

 

 

 

"미안해 치비타..." 

 

 

 

아직도 전화와 격투하는 치비타에게 작은 소리로 사과했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얼굴 근처까지 바닷물이 올라온다. 이대로 라면 바다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 

 

결과, 죽지는 않았다.  

나를 풀어준 뒤 다음이다! 다음!이라고 소리치며 치비타가 질질 끌고 데리고 간 곳은 마츠노가의 정원. 시간대는 이미 심야를 넘어섰고 집의 불는 모두 꺼져있었다. 모두 자고 있는 것 같다. 

 

 

 

"... 뭐 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집 앞에서 떠들면 구하러 올 게 뻔하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치비타가 준비한 것은 기둥 밑의 불꽃. 중세의 마녀사냥을 떠올리는 듯한 장면이다. 나는 거기에 묶였고, 아래 장작에 불을 붙였다. 발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뜨겁고 피부가 아팠다. 도중에 고기 타는 냄새가 나자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드르륵 하고 창문 열리는 소리가 나서 2층을 올려다보면 감정이 없는 눈동자를 한 5명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 모두.. 들  도.. 와주러...!"

 

 

 

하고 이어지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무표정의 5명으로부터 차례차례 물건들을 던졌다. 배트, 프라이팬, 그릇, 꽃병. 모두 내 몸에 명중했고, 마지막에는 맷돌이 머리에 맞으면서 통증과 함께 의식이 날아갔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병원에 있었다.

나중에 들은 말에 의하면 기절 후 도로에 방치된 끝에 차에 치였다고 한다.

잘도 무사했구나, 하고 붕대 투성이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진통제 덕분인지 통증은 적지만 정기적으로 오는 둔통으로 얼굴을 일그러졌다.

 

 

 

"... 다들... 상처 받아줄까?"

 

 

 

상처투성이의 몸... 분명 모두 반성하고 조금은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입원하라는 의사의 만류도 거부하고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며 병원에서 나왔다.

 

니트기 때문에 택시로 돌아갈 돈은 없고 목발을 짚으며 걷기로 했다. 하늘을 보면 어느새 석양이 하늘을 비추고 있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는 웃는 얼굴의 다섯 명이 있었다.

 

다섯 명이서 만들어가는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나는 필요 없는 존재라고 말하는 듯했다.

 

 

 

진통제가 떨어졌는지 몸이 너무 아팠다.

 

 

 

"... 나는.. 하.."

 

"아! 카라마츠 형아!"

 

 

 

어느새 뒤를 돌아본 쥬시마츠가 나를 발견했다.

 

 

 

"에? 카라마츠쟝~"

 

"우와~ 심한 상처"

 

"아파 보여-"

 

"쿠소 마츠"

 

 

 

뿔뿔이 내게 다가오는 다섯 명과 웬일인지 고양이 한 마리. 역광 탓인지 모두의 얼굴을 알 수 없다.

 

 

 

"얘들아... 옮기게 해 주지.. 않을래?"

 

 

 

설령 형편없는 취급을 당했다고 해도, 히에라르키 최하위라고 해도.

나는 지금까지 모두의 상처를 받아 왔다, 분명 모두들 불평을 하면서도 받아 줄 거야.

 

 

 

"에- 싫어 아프잖아 그거"

 

 

 

처음에 말한 것은 오소마츠였다.

이어서 모두들 똑같은 거부의 말을 내뱉었다.

 

 

 

"애초에 카라마츠 형이 다쳤는데 우리 보고 상처를 옮겨서 아프라니.. 너무한 거 아니야?"

 

 "에? 하지만...."

하지만 난....

 

"... 나는" 

 

 

 

욱신욱신 통증을 호소하는 몸이 흔들린다.

 

 

 

 "나는..." 

모두의 상처를 많이 받았었는데... 모두들 대신 아팠는데..

 

 

 "뭐 확실히 그건 너무해. 카라마츠 그렇게 남한테 아픈 걸 대신 떠맡기고 그런 건 좀 그렇지 않아?"

내가 지금껏 너희들에게 상처를 옮긴 적이 있었나? 쵸로마츠.  

 

 

"야구 못하게 돼!"

야구로 생긴 상처를 나는 많이 받았는데

 

 "... 누가 받을까 봐" 

내 상처는 받아주지 않는 건가... 

 

 그래.. 그렇지. 

 

"... 나는" 

 

 

 

모두에게 필요 없는 존재니까. 나 없이 이미 완성된 세계를 보았으니까. 

 훗.. 하고 작게 웃으며 한계를 맞은 몸은 땅바닥에 주저 없이 쓰러졌다.

 

 

아아, 차가워. 뜨거워. 아파.

 

 

분주해지는 주위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아아, 이제 그만 『.... 죽고 싶다.』

 

 

 

 


 

 

 

 

흐어어 카라마츠 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