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소설 번역/카라마츠 사변

[오소마츠상][카라마츠 사변][약 오소카라] 모두가 너를 잊어버린 세계에 나는

자몽ㅇ 2020. 8. 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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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너를 잊어버린 세계에 나는

 

 

 

 

 

토도마츠 

 

 

어제까지는 평범했다. 분명 평소와 같이 형제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치비타에게 갔다가 술에 취한 체 돌아와 누워서 그대로 자버린. 

그런 평범한 날이었는데 일어나 보니 마음 한구석이 그대로 뻥 뚫려버린 듯 무언가 허전하고 무언가.. 없어졌다. 무엇이 없어졌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그것을 찾으려고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사라진건 뭐지? 자문자답을 반복.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나를 항상 위로해주고 격려해주었던.. 그런 것이었는데. 형제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다. 

 

장남 오소마츠. 차남 쵸로마츠 .삼남 이치마츠. 사남 쥬시마츠. 마지막으로 나, 오남 토도마츠 이렇게 다섯인데 무언가 없어져 버린 것만 같고 이렇게 가슴이 시리고 아픈 건 왜 일까?

 

도대체 뭘 내가 잊었기에.....누굴 잊었기에.. 항상 자던 잠자리는 여유가 남을 정도로 넓어졌고 항상 싸우던 식탁에서는 한자리가 휑하니 남아있다.

 

누구야? 도대체 누군데 . 누가.. 누가... 여기에 있었던 걸까 기억.. 나지 않아.. 누구야? 도대체 너는...

 

 

 

 

 

쥬시마츠

 

 

음...분명 누군가와 여기에서 기타를 치며 같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게 누군지 잘 모르겠어. 나는 기타를 칠 줄 몰라. 대신 노래를 부를 수 있지. 그래서 멋지게 기타를 쳐주던 그 사람과 여기서 같이 노래 부르곤 했는데... 어째서 지금은 그 사람이 없을까? 아니 아니 애초에 없었나?

 

강가에 가면 항상 안쓰러운 옷을 입고 서있던 사람. 종종 다정하게 나와 야구도 같이 해주며 놀아주었던... 나의.. 형..?

 

분명 있었는데 함께 있었는데 지금 여기에는 없어. 어디로 갔을까? 아마 혼자 길을 잃고 울고 있지 않을까? 응! 응! 그래 내가 찾아주지 않으면...! 기다려줘! ○○마츠 형

 

 

 

 

 

이치마츠

 

 

어째선지 옆이 싸늘해 잠에서 깨버렸다. 휑하니 비어있는 옆자리를 보고 짜증을 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어디 갔어 쿠소마... 응?

쿠소마츠라니 그거 누구? 난 누구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던 거지?

 

토도마츠려나.. 왜 이 자식은 맨날 밤에 화장실을 가 가지고..

 

옆자리가 휑한 이유는 토도마츠가 화장실을 간 탓이라고 애써 결론을 짓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중간에 토도마츠는 들어왔지만 옆자리는 비어있는 그대로였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 이상한 느낌은 계속되었다. 그것 때문에 밤에도 낮에도 신경 쓰여 잠도 못 잘 지경이었다. 정말 그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짜증이 나서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기는커녕 토도마츠가 엉뚱한 말을 하는 바람에 더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다.  

 

"저기.. 형들 우리 원래 다섯 명이었지?"

 

무심코 나도 모르게 그치?! 하며 소리칠 뻔했지만 재빠르게 오소마츠 형이 대답하는 바람에 다행히 내 소리는 묻힐 수 있었다. 

 

"당연하지~ 별걸 다 물어보네 톳티~ 그런 무서운 장난은 그만두라고?"

 

토도마츠도 내가 느낀 이 위화감을 느끼는 걸까? 궁금해졌지만 이내 나 같은 쓰레기도 궁금한 건 있구나- 하며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무시했다. 하지만 마음은 계속해서 외쳐댔다. 너는 지금 ○○○○를 잊어버렸어-라고

 

 

 

 

 

 

쵸로마츠

 

 

요즘 토도마츠는 그리 좋아하던 데이트도 안 나가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불안해하고 있고, 이치마츠는 계속해서 구석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거기다 쥬시마츠까지 무언갈 찾으러 자주 외출하게 되었고, 나는 그저 이런 이상한 분위기가 끝나기만을 조용히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러다 어딘가 이상함을 발견하게 된 건 그때 조심스럽게 의문을 표하는 토도마츠의 말을 듣고 나서부터였다.

 

"저기.. 형들 우리 원래 다섯 명이었지?"

 

토도마츠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딱 잘라 대답하는 오소마츠 형과 뭔가 말하려 하는 듯한 표정의 이치마츠를 보고 아차 싶었다.

우린 원래 다섯 명이었었나?

물론 그렇게 멍청한 질문도 없다. 그도 그럴게 우리 태어날 때부터 쭉 오 쌍둥이 었는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오 쌍둥이라는 말에 어째서 그렇게 어색하고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오 쌍둥이.. 오 쌍둥이.. 다섯 명. 우리는 모두 다섯 이서 하나.

다섯? 아니... 여.. 섯?... 여섯이라고? 그럴 리가.. 우리는 다섯 명이 맞는데. 하지만 다섯보다는 여섯이란 숫자가 훨씬 친근하고 익숙했다. 그럼 우리는 그대로 있는데 도대체 누가 빠진 걸까.....

 

누구였지..?... 도대체 너는 누구야..?.......

 

아!.. 기억났어!! 

형제들을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아끼던 사람. 언제나 친절했던 사람. 든든한 내편이자 내 반쪽이었던 그 사람...

 

분명 있었는데. 없었을 리가 없는데. 봐 지금도 이렇게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왜 너는 여기 없는 거야?

 

넌... 지금 어디 있어..? ○○마츠.

 

 

 

 

 

 

 

오소마츠

 

 

일어나자마자 난데없이 눈물이 났다. 

 

어라.. 어째서..?

 

 짧게 중얼거리고 눈물을 티 나지 않게 슥슥 닦아낸 뒤 본능적으로 너를 찾았다.

 

 나는 가끔 정말로 끔찍한 악몽을 꿀 때가 있었다. 처음 악몽을 꾼날, 혼자 떨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가만히 쓰다듬어주면서 진정시켜준 너 덕분에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

 

그 후 그 무서운 꿈을 꿀 때마다 항상 너를 찾아가 은근슬쩍 위로받고 돌아오는 걸 반복해왔고, 이 패턴이 익숙해지자 이내 일상이 돼버렸기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수준까지 와 버렸다.

 

특히나 이번에는 정말 슬프고 위태로운 꿈을 꿨기 때문에 나는 더 필사적으로 너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어디에도 너는 없었다. 이불속에도 부엌에도 화장실에도 집안 곳곳을 둘러봤지만 어느 곳에도 너는 없었다.

 

아니, 마치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언제나 보던 신발은 5켤레밖에 없고, 숟가락도 밥그릇도 옷도 사진 속에도 어느 곳에도 네가 존재했었다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 모든 걸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아 그건 꿈이 아니었구나

 

 

 

 

 

오랜만에 꾼 악몽 속에선 네가 나왔다.

너는 온몸에 붕대를 잔뜩 감고 얼굴을 찡그린 채 울고 있었고 달래주러 다가오는 나를 밀치며 말했다. 난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다고. 형제들은 정말로 사랑하지만 동시에 너무 미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살아 있는 하루하루가 괴롭고 버틸 수 없어서 쓰러질 것 같은데도 이 악 물고 버텨왔지만 역시 이제는 무리인 것 같다고 했다.

 

그 후  눈물에 묻혀 젖은 얼굴로 찬란하게 웃으며 차라리 나를 잊어주길 바라지만 너에게만은 작은 선물을 하고 간다고 내 몫까지 남은 형제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하곤 너는 그렇게 점점 사라져 갔다. 뒤늦게 너를 잡아보려고 손을 뻗어보지만 너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였다.

 

 

 

하지만 카라마츠. 그 마지막 선물, 우리에게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적어도 네가 있었다는.. 함께 했었다는 기억, 네가 존재했다는 흔적이라도 남아있었다면...

 

 

 그래도 횽아, 힘내고 있다고? 여러모로. 

 나, 꽤나 많이 너한테 의지하고 있었는데. 너도 조금 더 나한테 기대 달란 말이야. 혼자서 낑낑 대지 말고. 왜 그렇게 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적어도 나한테는 말해 줄 수 있지 않아? 나는 바보여서 직접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저기, 듣고 있어? 알아들었으면 다음에는 절대로 그렇게 해란말이야. 

 

그래도 나만은 너를 기억할 테니까. 모두가 너를 잊어버렸지만 나만은 너를 꼭 기억할게.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잠시 안녕..